야나는 개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루보프는 전직 엔지니어였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두 여성은 폴란드로 피해 가족들과 삶을 재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분쟁과 폐허를 겪은 야나와 루보프 같은 난민들은 새로운 나라에서 장기 거주지를 찾고 구직활동도 하며 새로운 지역 사회에 적응해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 장벽으로 인해 어려움은 더욱 커져갑니다.

야나와 루보프의 이야기를 통해 폴란드 내 국제구조위원회와 혁신과 지식 재단(Fundacja Innowacja i Wiedza)이 함께 운영하는 ‘원스텝 취업(One Step to Employment)’ 프로그램이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두 딸의 엄마, 야나 이야기 

야나와 다른 사람들은 테이블에 둘러 앉아있습니다.
야나(왼쪽 앞)와 고객들이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국제구조위원회의 '원스텝 센터' 워크숍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Photo: 베로니카 / 국제구조위원회

 

야나 스테판토바(Yana Stepantsova)는 두 딸인 즐라타(Zlata, 3세)와 빅토리야(Viktoriia, 15세)와 함께 전쟁이 심해지자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를 떠났습니다. 야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독일로 가서 친구와 함께 지낼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지내고 계셨던 제 할아버지께서 폴란드 조리에 계신 친구분과 연락이 닿아 그곳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집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죠. 더 이상 피난을 멀리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캐나다, 미국 독일 등 여러 곳을 제안해 주셨지만 저는 이곳이 편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몇 달은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조리에서 저희가 지내던 곳은 소방서 근처였는데 사이렌 소리가 나면 둘째 딸이 책상 밑으로 숨곤 했어요.”라고 야나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폴란드 생활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었어요.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방법이나 일자리는 어떻게 찾는지 모르는 게 많았죠. 저희를 받아준 가족분들께 정말 감사해요. 두 달 동안 함께 살다가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사를 하기로 결심했어요.” 

현재까지 야나는 아이들과 함께 1시간 거리에 첫째 딸이 다닐 만한 고등학교가 많은 카토비체(Katowice)로 이사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하루빨리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다급함도 느꼈습니다.  

야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세 살이 된 제 둘째 딸 유치원이 3시에 끝나면 데리러 가야 해서 일을 찾는 게 쉽지 않았어요. 폴란드 노동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폴란드 지원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언어를 배우고 다른 기술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장벽을 허물고 자신감 키우기 

폴란드 시장에서 우크라이나 노동자가 새로운 존재는 아닙니다. 전쟁이 격화되기 전에는 10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에 고용되어 있었습니다.  

현재 등록된 우크라이나 난민 150만 명 중 대부분은 여성입니다. 이들은 가족을 부양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아이를 돌보고 전쟁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에 특히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야나는 취업을 하기 위해 국제구조위원회 ‘원스텝 센터’에 등록하게 되었고, 지난 5월 병원 매니저 서류전형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원스텝 센터'에서 진행한 워크숍을 통해 많은 지원을 받았고 지금은 자립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저는 면접을 보며 제가 실력과 경험을 갖춘 지원자라는 점을 내세웠어요. 자신감이 정말 넘쳤죠.” 

‘원스텝 센터’의 직업 상담사들은 야나가 이력서와 지원서를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심리적인 지원도 제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야나는 집세도 내고 두 자녀를 부양하는 데 필요한 월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폴란드 친구에게 면접 본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정말 그렇게 많은 돈을 원한다고 말했어? 불안하진 않았어?’라며 엄청 놀랐어요. 하지만 저는 제 능력을 알고 제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았다고 말했어요.” 

야나는 국제구조위원회에게 면접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비록 아직 입사 제안을 받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야나는 본인의 능력과 자신감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야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는 제가 만족하고 애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을 원해요. 왜냐하면 지금은 제 잠재력이 낭비되는 것 같고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에요.” 

희망을 잃지 않는 루보프 이야기 

루보프가 카메라를 보고 있습니다.
로보프는 2022년 8월 딸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떠났습니다. "다른 나라에 간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어디서 지낼지, 어떻게 먹고살지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Photo: 베로니카 / 국제구조위원회

2022년 8월 동부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피난을 떠난 루보프(40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는 폴란드에서 지낸지 육 개월만인 지난 3월 국제구조위원회의 '원스텝 센터'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루포브는 엔지니어로 졸업했지만 영업 관리자, 운영자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남편이 키예프에 남아 있는 동안 루보프는 18세 딸과 반려견과 함께 폴란드에 왔습니다. 루보프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어요. 두 달 동안 호텔에서 지냈어요. 긴 복도와 작은방이 있는 5층짜리 건물이었죠. 작은 미니바 냉장고도 없었죠.” 
 

공동체 찾기

루보프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습니다. “폴란드어로 된 영화도 보고 폴란드어로 된 음악도 들었어요. 하지만 딸 외에는 대화할 사람이 없었죠. 그리고 짧은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이웃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다른 집을 방문할 때 무엇을 가져가야 하는지조차 몰랐어요. 폴란드의 삶에 대해 전혀 몰랐죠.” 

이때 루보프는 ‘원스텝 취업’ 프로그램 광고를 본 후 폴란드어를 더 잘 배우고 취업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저는 제가 본 모든 교육에 참여했어요.” 루보프는 문화 워크숍부터 금융, 교육, 사회 심리적 기술, 이력서 작성 워크숍까지 모든 교육에 참여했고 그중에서 폴란드어를 연습할 수 있었던 기회가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언어가 들리고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워크숍 내용을 녹음한 후 집에서 딸과 함께 다시 듣곤 했죠.” 

루보프는 센터를 방문하며 같은 워크숍에 참석한 여러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공동체 의식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루보프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희는 서로 연락하기 위해 텔레그램 그룹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서로 각자 찾은 다양한 기회와 수업을 공유했어요.” 

“저는 이제 이곳이 편해요.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국제구조위원회는 폴란드에서 구직 활동을 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어떤 지원을 제공하고 있나요? 

국제구조위원회 직원이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 직원 빅토리아는 고급 패션 브랜드 매니저로서의 경력을 가진 우크라이나 고객 올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올하는 '원스텝 센터'에서 폴란드어 과정을 수강해 왔으며 최근에는 폴란드 카토비체에 있는 한 부티크에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Photo: 베로니카 / 국제구조위원회

국제구조위원회의 폴란드 국가 책임자인 알란 모슬리(Alan Moseley)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일자리를 찾는 것은 모두에게 힘든 일입니다. 특히 새로운 제도와 규제, 노동 시장을 배워가야 하는 폴란드 이민자들에게는 더욱 고되죠. 저희는 전쟁으로부터 삶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는 난민들이 자신의 강점을 인식하고 자신감 있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그들을 격려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포즈난과 카토비체에 있는 국제구조위원회의 취업센터는 DEC와 UK Aid의 지원을 받아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지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장기 숙소 제공, 국가 제도 및 권리 이해에 대한 지원, 안정적인 일자리 찾기 등이 포함됩니다. 해당 취업센터에서는 폴란드어 수업, 직업 훈련, 이력서 작성 지원, 일자리 매칭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또한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은 사람들도 피난을 위한 정보에 접근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